오늘 출근길에 버스를 타다가 느낀 바가 있어서 몇 자 적어 본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회사 방향의 버스가 6분이나 있어야 온단다.
가뜩이나 늦어서 초조한데 버스가 늦게 온다는 짜증나는 정보를 전광판이 친절하게 알려 준다.
지루한 시간이 지나고 버스가 다가온다.
우르르 버스로 인파가 몰린다.
기다림의 인내를 겪은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만원이라 도저히 탈 수가 없었다.
나를 포함한 몇 사람이 승차를 포기했다.
출발하는 버스를 보니 뒷부분은 공간이 있었다.
욕이 절로 나왔다.
에이 이기적인 사람들....출근길인데 좀 뒤로 들어가면 어디가 덧나냐?
무조건 밀고 들어 갔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라는 후회가 번뜩 스쳐갔다.
이미 떠난 버스를 신포도라고 자위하며 곧 자리가 넉넉한 버스가 올거라며 나를 기만했다.
그런데 정말로 바로 같은 번호의 노선 버스가 왔다.
씨익 미소를 띠고 승차했고, 빈자리까지 발견하는 호사를 누렸다.
앞차를 바로 따라가는 버스 속에서 득의양양한 기분이었다.
콩나물시루 같은 앞차를 보다가 문득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열심히 경쟁을 뚫고 올라탓지만 그곳은 숨쉴 틈조자 없는 만원버스는 아닌지?
잠시만 여유를 가졌다면 훨씬 쾌적한 인생버스를 탈 수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현실에서는 뒷차가 곧 오지만 인생에서는 방금 지나간 버스가 막차는 아니었을까?
짧은 출근길에 사색을 즐길 수 있어서 오늘 출근길은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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